스티브 잡스의 고별강연
고별강연에서 스티브 잡스는 말했습니다.
"애플사의 DNA는 이것입니다. 테크놀로지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 우리의 가슴을 노래하게 만드는 것은 핵심교양과 결혼한 테크놀로지, 인문학과 결혼한 테크놀로지입니다. [...] 많은 이들은 PC의 기술적 스펙만을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경험과 직관은 그런 접근이 잘못된 것임을 말해줍니다. 포스트 PC 시대에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앱이 끊김 없이(seamless) 통합된, 더 직관적인 장치가 나와야 합니다. 이에 관해 애플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와 인문학의 역할
사람들이 무언가에 열망한다는 것에는 놀라운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효과는 개인적인 혜택에서 시작하여, 기업의 수익을 늘리며, 도시 전반에 광범위하게 운용됨으로써 공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빅데이터에 열광합니다.
기계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지만, 감정의 분출, 거짓말, 행간에 숨겨진 의미 등 인간의 내밀하 정서와 감정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빅데이터는 인간처럼 생각하거나 성찰하지 않습니다. 또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빅데이터는 인과성을 포기하고 상관성을 중시합니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몰맥락성 때문에 해석학적 작업이 필요하고 그 작업을 인문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중요한 활동이지만 수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는 수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용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데이터의 분류와 해석이 필요하며 비판적 해석과 상상력, 그리고 대상에 관점과 맥락을 부여하는 질문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빅데이터의 인문학적 활용
빅데이터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으며 유한한 시간과 노동에서 해방되어 인간과 세계에 거시적이며 미시적인 통찰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에는 유리하지만 설명이 약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 방법은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인문학은 독자와 저자의 상호성을 중시하는 플랫폼적인 전환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의 인문학은 인간 삶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해석,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문학의 전환이 이루어지더라도 현재의 인문학과 본질적 변화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아카이빙
아카이빙은 특정 기간 동안 필요한 기록을 파일로 저장 매체에 보관해 두는 일을 말합니다. 빅데이터 아카이빙을 위해서는 고성능 서버 설치와 관리에 드는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보존은 쉽지 않으며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요구합니다. 콜드 스토리지로 분류되고 잘 보존된 빅데이터 아카이브가 있다고 해도 데이터 휘발성이 문제가 됩니다. 데이터는 전력이 없으면 사라지며, 하드디스크나 SSD에 저장된 데이터도 장기간 전력이 없으면 일부 손상됩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존해야 미래의 인류가 데이터를 읽고 의미를 도출할 수 있을까요? 대기업 데이터센터의 콜드 스토리지는 아카이브의 일종이나, 기업의 수익을 위해 임시 저장을 하는 장치이지 인류의 문화유산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기 위하나 기술은 아닙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는 필요에 따라 데이터를 지워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싸이월드처럼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서 데이터를 지우기도 합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데이터를 단기 보관, 장기간 백업, 데이터 이중화로 구분 지어서 빅데이터를 아카이빙하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후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는 아닙니다. 대량의 빅데이터를 생성하는 우리 사회는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문학에 대한 나의 생각
앞서 쓴 '인문학이 과연 필요할까?'라는 글에서도 인문학이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를 지켜주기 때문에 기술과 인문학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적은 기억이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는 그저 데이터 수집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인문학을 이용해 융합하겠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술과 인간, 둘 다를 잃지 않기 위해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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